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흔한 반성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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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영 23-03-19 18:02 view138 Comment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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흔한 반성문










파일 하나를 만들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. 일주일쯤 됐다. ‘나의 여혐 일기’ 정도 되겠다. 이 악행 일기는 도대체 그 뿌리가 어딘지 모를 만큼 지독하고 멀고 또 깊다. 내 안의 쓰레기들을 청소하는 중이다. 나는 자식이 없고 또 없을 예정이니까 다섯 살 난 조카가 읽을 수 있을 즈음 조카에게 줄 생각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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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여혐의 뿌리는 첫사랑에 있다는 사실을 쓰면서 알게 됐다. 첫사랑에게 버림받고 응급실에 간 게 열아홉 때의 일이다. 이후로 이십대 초중반까지 여성들을 ‘혐오’하면서 만났던 것 같다. 첫사랑은 핑계고 그냥 내가 개 새1끼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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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혼을 한 이유도 지금 생각해보면 의외로 간단한 것 같다.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몰랐다. 덜 존중하는 쪽은 항상 내 쪽이었다. 사랑과 존중은 분명히 다르다. 사랑이라고 착각하면서 행하는 ‘무시’와 ‘비하’가 사실 가장 무서운 폭력인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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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자신이 가장 혐오스러운 일은 내 시 내 글 좋다고 찾아온 여자를 어떻게 한 번 해보려고 지 1랄을 떨었던 일이다. 그게 다 ‘갑질’이고 ‘여혐’이다.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. 무릎 꿇고 빌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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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나 모르게 나 자신을 속이며 지나쳤던 악행들을 빠트리지 않고 기록할 것이다. 어쩌면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의 방법인지 모른다. 쓰고, 기억하고, 반성하고, 오래 아플 것이다.

박진성 시인
출생
1978년, 충청남도 연기
학력
고려대학교 서양사학 학사

https://www.facebook.com/poetone78/posts/1051318471583355?pnref=story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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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라고 쓰고 자기 소개라고 읽는다. '우리'라고 쓴거보니 이 양반도 ㅈㅈㅅ처럼 뒤가 구린듯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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